제1회 팬지문학상 대상 수상자 강진민
수원--(뉴스와이어)--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주관하고 인문공동체 책고집이 수행했으며, 디딤돌인문학(한국형 클레멘트코스) 참여 노숙인과 재소자, 지역자활센터 주민을 대상으로 시행된 제1회 팬지문학상의 수상자가 결정됐다.
먼저 문체부 장관상인 대상 수상작으로 경기도 시흥시의 노숙인시설 베다니마을에서 생활하는 강진민씨의 산문 ‘창백한 아이’가 선정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장상에 해당하는 최우수상 4편은 제주희망나눔종합지원센터 고명희씨의 시 ‘가족’과 강서지역자활센터 박재관씨의 산문 ‘위법망구’, 청주지역자활센터 방윤정씨의 산문 ‘솔직해지기가 이렇게 힘들다’, 순천디딤빌 김소연씨의 산문 ‘천사였을까’가 선정됐다.
그외 우수상 15편은 수원다시서기센터와 화성지역자활, 대구교도소, 공주교도소 등에서 고르게 수상자가 나왔다.
팬지문학상은 힘겹고 고달픈 현실을 견뎌내면서도 자활의 꿈을 키우기 위해 디딤돌인문학에 참여한 노숙인과 재소자, 자활참여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마련한 문학상으로, 응모자의 특성은 물론 심사 기준부터 다른 문학상과 차별된다. 글의 완성도를 보는 대신 삶을 정직하게 들여다본 글, 삶의 의지와 희망이 배어나는 글에 가점을 주는 기준을 세웠다.
디딤돌 인문학에 참여한 시설 53곳(교정시설 16곳, 노숙인시설 18곳, 지역자활센터 19곳) 가운데 팬지문학상에 응모한 시설은 26곳이며, 총 응모 편수는 288편이었다.
양훈도 심사위원은 “대상 수상작 강진민씨의 산문 ‘창백한 아이’는 심사위원 전원이 단숨에 만장일치로 선정했을 만큼 탁월하다”며 “10살 무렵 학대의 경험을 절절하게 다시 들여다보고, 아버지를 용서하는 결말이 이보다 더 핍진할 수 없겠다 싶은 글이었다”며 심사 소감을 피력했다.
대상이 비교적 쉽게 선정된 데에 반해 최우수상과 우수상은 심사위원 간 의견이 분분했고, 합의에 이르기까지 꽤 진통을 겪었다. 양훈도 심사위원은 “수준이 비슷한 응모작 가운데 상을 줄 작품을 가려내는 일이 쉽지 않았다”며 “심사위원마다 탈락시키기 아쉬워한 작품들이 있었다”고 심사 과정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제1회 팬지문학상의 시상식은 오는 8일 디딤돌인문학 인문기행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인문기행에는 디딤돌인문학에 참여한 10여 개 시설에서 100여 명이 참석해, 강원도 고성 일대의 통일전망대와 아야진해변 등을 둘러보는 일정으로 짜여졌다.
디딤돌인문학의 기획자로서 진행을 총괄한 인문공동체 책고집 최준영 대표는 “올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디딤돌 인문학이 계속되는 만큼 팬지문학상 또한 지속가능한 문학상으로 해마다 시행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팬지문학상은 팬지(Pansy)의 어원인 팡세(Penser, 프랑스어)의 꽃말이 ‘나를 생각해 주세요’, ‘사색’이라는 데에서 착안했다. 삶을 고뇌하며 사색의 시간을 갖는다는 의미에서 디딤돌 인문학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제1회 팬지문학상 수상자 명단
- 대상(1명)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강진민(베다니마을뜨란채쉼터) ‘창백한 아이’
- 최우수상(4명)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상
방윤정(청주지역자활센터) ‘솔직해지기가 이렇게 힘들다’
고명희(제주희망나눔종합지원센터) ‘가족’
박재관(강서지역자활센터) ‘위법망구’
이종인(순천디딤빌) ‘천사였을까’
- 우수상(15명) 인문공동체 책고집 이사장상
이영훈(전주교도소) ‘나를 가두었네’
최시권(공주교도소) ‘하마터면 계속 이렇게 살 뻔했습니다’
김효진(대구교도소) ‘격리’
김소연(청주지역자활센터) ‘내가 도착한 오늘’
석성배(제주희망나눔종합지원센터) ‘디딤돌인문학’
양승용(제주 서귀포시 사랑원) ‘평화공원 교육을 끝내고’
심새봄(강서지역자활센터) ‘바람이 지난 자리’
고승현(광주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하늘 눈물’
김현욱(화성지역자활센터) ‘함께 해서 감사한 십일월’
이상준(포항교도소) ‘내게도 흰 바람벽이 있어’
이승훈(수원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비둘기의 믿음’
강정인(수원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가을’
문지혜(전주지역자활센터) ‘내일은 더 빛나리’
한우리(광주 서구지역자활센터) ‘우리 속에 우리’
이지윤(칠곡지역자활센터) ‘강요’
* 팬지문학상 심사위원 명단
이성아(소설가), 이수경(소설가), 박형숙(소설가), 양훈도(언론인)
인문공동체 책고집 소개
인문공동체 책고집은 지역성·공공성·상호주체성·자립성·지속가능성을 바탕으로 인문 정신이 숨 쉬는 공동체 문화를 지향한다. 사회적 약자들에게 인문학·예술·과학 강의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삶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전국 자활·노숙 기관을 비롯한 여러 현장에서 사람과 사람을 잇는 사유와 대화를 이어가며, 서로의 존엄을 확인하고 조용하지만 단단한 변화를 꿈꾼다.